샤워를 하다가 갑자기 뉴스 기사가 생각났다.
젊은 나이에 스스로 생을 마감한 사연들….
뉴스를 볼 때는 그저 스쳐 지나가는 이야기 같았지만, 문득 그들의 선택이 얼마나 힘들고 절박했을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저렇게 젊은 나이에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까지 몰아넣었을까?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깊은 공감과 안타까움이 밀려왔다. 그들의 마음속에는 어떤 감정이 자리 잡고 있었을까? 외로움이었을까, 절망이었을까? 혹은 우리가 쉽게 알지 못하는 깊은 상처였을까?
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갑자기 눈물이 흘렀다.

물방울이 흘러내리는 것도 모른 채 한참을 그렇게 서 있었다. 따뜻한 물이 온몸을 감싸고 있었지만, 가슴속에는 서늘한 바람이 부는 듯했다. 감정이 걷잡을 수 없이 밀려오며, 자연스럽게 나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되었다. 만약 내가 죽음을 앞두게 된다면, 나는 그것을 겸허히 받아들일 수 있을까? 혹시라도 두려움에 발버둥치거나 살려달라고 아우성치지는 않을까? 그 순간, 온몸이 떨려왔다.
어렸을 때는 이런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세상은 마냥 즐겁고, 미래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친구들과 함께 웃고, 울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다.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중요했고, 미래를 깊이 고민할 여유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세월이 흐르고, 더 이상 청춘이라 부를 수 없는 나이가 되었다. 이제는 노후를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걱정하는 나 자신을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젊을 때 조금 더 성숙한 생각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조금만 더 일찍 철이 들었더라면, 지나간 세월을 후회하거나 아쉬워하지 않았을까?
젊었을 때는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의 나는 참으로 무모했고, 때로는 철없었으며, 인생을 깊이 고민하기보다는 순간을 즐기는 데 집중했다. 하지만 인생은 생각보다 길고, 그 길 위에는 수많은 선택과 후회가 남겨진다. 지나간 시간 속에서 무언가를 더 잘할 수 있었을 것 같고, 더 나은 길을 선택할 수도 있었을 것 같은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후회한다고 해서 과거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늘 지나간 시간에 대해 후회하고, 되돌릴 수 없는 것들에 대해 아쉬워한다.

문득, 샤워기 밑에서 우두커니 서 있는 내 모습이 거울에 비쳤다.
눈가가 붉어져 있었다. 내 모습이 낯설었다. 누군가가 볼까 봐 황급히 얼굴을 문질렀다. 하지만 씻어낼 수 없는 감정들이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살아가야 한다.
지나온 날들을 후회하더라도, 현재 나는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살아가야 한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라도 후회되지 않는 삶을 살면 되지 않을까? 더 이상 과거에 매달리지 않고, 지금 이 순간을 더 소중하게 여기며 살아간다면, 결국에는 후회 없는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괜찮아. 괜찮아. 나는 스스로를 다독였다.
나 자신에게 말해주었다. 후회가 있어도 괜찮고, 두려움이 있어도 괜찮다고.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선택이다. 내일을 위한 작은 변화를 만들어 가다 보면, 언젠가는 후회보다는 만족이 더 큰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나는 다시금 샤워기를 틀고 얼굴을 씻어내며, 마음속의 무거운 감정도 함께 씻어내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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